DAY04. 와나카호수 - 테아나우 (Lake Wanaka - Te Anau) / 인생 짜파게티!
● 이동루트 : 와나카 호수(Lake Wanaka) - 테 아나우(Te Anau)
● 이동거리 : 238km +
● 숙소 : 테 아나우 레이크뷰 홀리데이파크 (Te Anau Lakeview Holiday Park)
캠퍼밴 여행 넷째날! 오늘의 첫 목적지는 와나카 트리이다. 와나카 호수에 있는 나무인데, 물에 잠겨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분위기 있어서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포토 스팟인 거 같았다. 구글에서 사진을 찾아보니 넘나 분위기 있고 신비로운 느낌이라 여긴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서둘러 와나카 호수로 향했다.
요런 분위기를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캠퍼밴을 세워놓고 호숫가를 따라 가는데...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비가 자주 안와서인지 호수는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자갈만 가득했다. 에이, 그래도 설마... 와나카 트리는 그래도 유명 관광지인데 이정도는 아니겠지 하면서 걸어가는데 아니나다를까 저 멀리에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있는 곳이 보였다. 그런데, 가까이 갈 수록 뭔가 이건 아니다 싶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ㅋㅋㅋ
롸...? 하아아ㅠㅠ 이게 뭔가요...ㅋㅋㅋㅋㅋ
나무 주변을 감싸고 있던 호수는 온데간데 없이 말라있고 뿌리를 드러낸 와나카 트리만이 앙상하게 서 있었다.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던 와나카 트리. 남섬 곳곳을 다니다 보니 오히려 와나카 트리보다도 더 멋진 풍경 속에 서 있는 나무들이 많았는데 왜 이 녀석이 그렇게 유명해졌는지 모를 일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테 아나우로 가는 길. 사실 테 아나우 도시 자체를 보러 가기 보다는 밀포드 사운드에 가는 거점 정도로 들리는 여행객들이 많다. 우리의 계획도 그랬다. 테 아나우에서 하룻밤 보낸 후 다음날 아침 일찍 밀포드 사운드로 출발하여 크루즈를 타고 나서 1박을 한 뒤 퀸즈타운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테 아나우로 이동하는 드라이빙코스는 여느 곳보다도 아름다웠다. 특히, 퀸즈타운 부근을 지나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를 끼고 달리는 도로는 이번 여행을 통틀어 최고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너무나 멋진 장관에 수도 없이 차를 세우고 사진 찍느라 바빴던 우리.
오늘은 경치 좋은 곳에서 밥 한번 차려먹어보자 싶어 괜찮은 곳을 물색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우리 눈에 들어온 곳은 그저 평범한, 잠시 차들이 쉬어가거나 뒷차에게 차선을 내어주기위해 잠깐 빠져있을 만한 정도의 작은 공터였다. 그러나! 공터 옆 나무 사이로 나 있는 자그마한 길을 따라 내려가니 호수와 바로 맞닿아 있는 자갈밭이 나오는데, 뷰가... 기가 막힌다. 눈 앞에 보이는 웅장한 설산, 그리고 햇빛에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호수. 여기가 천국입니까...?
우리는 당장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고 짜파게티를 끓이기 시작했다. 캠핑엔 짜파게티죠.(?) 하... 뭘 먹어도 꿀맛존맛일 듯한 풍경을 눈에 담으며 심지어 맛있는 짜파게티를 먹고 있으니 정말 이게 행복이구나ㅋㅋㅋ 싶은 기분. 우주대존맛이고요, 인생짜파게티고요ㅠㅠㅠ 넘나리 만족스런 식사를 마치고도 한참을 멍 때리며 앉아 풍경을 감상했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멋진 풍경.
테 아나우 홀리데이파크에 도착하니 벌써 어둑어둑 해가 지려한다. 겨울 여행의 가장 큰 단점은 아무래도 해가 짧다는 것. 8시가 넘어서야 슬금슬금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5시쯤이 되면 금새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찾아온다. 장거리를 이동해야하는 캠핑카 여행자들에겐 치명적인 제약이 아닐 수 없다. 어두워진 밤길 운전에는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
우선 도로 사정에 익숙치 않은 것은 기본이고, 밤이 되면 기온이 떨어져 도로가 얼어버리는 블랙 아이스 때문에 운전이 훨씬 조심스러워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야생 동물의 출현에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날이 밝을 때에만 이동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여행을 다녔다. 내일은 가는 길이 험하기로 유명한 밀포드 사운드로의 여정. 더욱 더 조심해야겠다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
테 아나우 레이크뷰 홀리데이파크(Te anau Lakeview Holiday Park) 후기
테 아나우에도 탑텐 같은 유명한 홀팍들이 몇 곳 있습니다. 그치만 마이너한 감성(?)을 지닌 저희는 남들이 안가는데만 골라서 가는 재주가 있네욬ㅋㅋㅋ 그치만 여기 테아나우 레이크뷰 홀팍은 저희가 여행 동안 갔었던 홀팍 중에 두번째로 손꼽을 정도로 좋았던 곳이에요! (1등은 나중에 나옵니당ㅋㅋ) 우선 가격은 파워사이트 1인당 20$. 그리 비싸지 않은 무난한 가격인데요, 이 가격에 와이파이가 무제한 무료입니다!!!(중요) 뉴질랜드 유심을 사긴 했지만 산골짜기로 들어갈 수록 잘 터지지도 않아서 와이파이 유무가 꽤나 중요했는데요, 여기서 간만에 맘 편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시설 또한 아주 깨끗하고 잘 되어있었습니다. 퍼실리티 건물이 세 곳이나 있어서 붐비지 않아 좋았구요, 저희 사이트 가까이 있던 퍼실리티는 심지어 새로 리노베이션을 한거라 깨끗x100!!! 샤워실의 경우 진짜 여기가 1등이었어요... 샤워실 내에 샤워 공간과 탈의 공간이 딱 분리 되어 있어서 옷 젖을 염려 없고요? 뜨거운 물 수압 짱짱하게 잘 나오고요?! 하... 몇일 간의 묵은 피로를 여기서 다 날려버리고, 결국 그 다음날도 이 곳에 또 오게 됩니다... 네... 1박 할랬는데 2박 하고 갔네요...ㅋㅋㅋ 그만큼 만족스러웠던 곳입니다. 저희가 갔던 날엔 안개가 잔뜩 껴서 호수는 잘 안보였는데요, 날씨만 따라준다면 뷰 또한 끝내줄 것 같아요! :)
홈페이지 : http://www.teanauholidaypark.co.nz/